Ⅱ 구속사적 경륜과 언약
The Administration of Redemptive History And The Covenant
성경 속에는 인류 구원을 작정하신 하나님의 거대한 구속 계획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경륜을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하나님의 여러 가지 활동들이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섭리를 진행시키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언약’과 그 언약의 ‘성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시대마다 연결시켜 주고 있는 고리가 바로 언약(계약, 약속)이요, 그 언약의 성취인 것입니다. 성경은 구약과 신약 크게 둘로 나뉘는데, 구약은 예수 그리스도가 오실 일에 대한 언약이고, 신약은 언약의 최종 성취자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신 것(눅24:27, 44)과 다시 오실 것(행1:11, 계1:7)에 대한 약속입니다.
마태복음 26:28에서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인류 구속을 위해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가 바로 ‘언약의 피’입니다(막14:24, 슥9:11, 히9:20, 10:29, 13:20). ‘언약의 피’라는 말씀은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아낌없이 보배로운 피를 흘리신 것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일이 아니고 이미 약속되어 있었다는 의미를 내포하며, 하나님의 지극한 아가페 사랑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은 속죄 사역이 불변, 부동, 영원한 것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구약의 약속대로(창3:15, 갈3:19) 오신 분입니다. “때가 차매”(갈4:4, 막1:15), “기약대로”(롬5:6), “때가 찬 경륜”(엡1:9)을 따라 오셨습니다. “성경대로” 죽으시고(고전15:3), “성경대로” 부활하셨습니다(고전15:4). 또한 “기약이 이르면” 예수님께서 재림의 성취를 위해 어김없이 이 세상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딤전6:15).
성경에 나타난 언약과 그것이 성취되는 역사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언약과 그 성취는 완벽한 설계에 따라 지금까지 이루어져 왔고, 지금도 그 경륜 속에서 쉬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경륜에 따라 일점일획도 빠짐없이 모두 완성될 것입니다.
1. 언약의 의미
Meaning of the covenant
1) 히브리어 - 베리트
‘언약’이란 히브리어로 ‘베리트’로서, 계약 당사자들이 상호 동의하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과의 언약은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주권적인 언약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창조주요, 인간은 그의 피조물로서,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인간은 상호 동등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너와는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니 ... ”라는 창세기 6:18 말씀에도 언약을 세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오, 언약의 소유주도 하나님이십니다.
또한 히브리어 ‘베리트’는 ‘쪼갠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 근동 지방에서 파기되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계약을 맺을 때에 짐승을 죽여서 쪼개어 양쪽으로 나누어 놓은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창15:10, 렘34:18). 이것은 만약 계약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에는 짐승처럼 쪼갬을 당한다는 의미입니다.
2) 헬라어 – 디아데케
LXX(70인경)에서는 ‘베리트’(언약)를 대부분 ‘디아데케’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디아디케’는 ‘디아’(둘)와 ‘티데미’(두다, 배열하다)라는 두 단어가 합성된 것으로서 ‘둘 사이에 두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언약’이란 두 상대방, 즉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에서 이루어진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디아데케’는 신약성경에서 ‘유언’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히9:16-17). 언약은 보통 두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유언은 죽는 사람이 남은 가족들에게 일방적으로 남기는 것으로, 하나님의 언약이 하나님의 일방적인 주권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언약’의 어원적 의미를 종합해 볼 때, 하나님과 언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결국 하나님 자신과 그 언약의 상대인 인간이 하나로 결속되어 인격적인 관계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의지가 얼마나 강력하신지를 잘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