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노아 언약(무지개 언약)
The Noahic Covenant(The Covenant of the Bow
하나님은 노아에게 방주를 지으라고 명령하신 후(창6:14), 노아와 언약을 세우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때 ‘언약’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합니다.
창세기 6:18 “그러나 너와는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니 너는 네 아들들과 네 아내와 네 며느리들과 함께 그 방주로 들어가고”
하나님이 노아와 언약을 세우신 것은 세상의 심판 속에서도 ‘여자의 후손’이 오시는 길을 보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홍수가 온 세상을 뒤덮었을 때, 땅 위에 움직이는 생물이 모두 죽었습니다. 새와 육축과 들짐승, 땅에 기는 모든 것과 모든 사람, 코로 기식하는 지면의 모든 생물이 완전히 멸망하는 중에 “오직 노아와 그와 함께 방주에 있던 자들만 남았더라”(창7:23)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홍수 후에 하나님은 무지개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이는 구름 속에 있는 무지개를 증표 삼아 다시는 인류를 홍수로 심판하지 않고 구속사의 완성 때까지 보존하실 것을 약속하신 것입니다(창9:8-17).
홍수 이전의 언약은 노아 한 사람과 세우신 언약이었으나(창6:18), 홍수 후에 체결된 무지개 언약은 노아와 그 후손과 그들과 함께한 “모든 생물”과 세우신 우주적인 언약이었습니다(창9:10-12, 15-17). 그러므로 인간의 구원이 완성되는 날 우주 만물까지도 모두 회복될 것입니다(행3:21, 롬8:18-23).
3. 아브라함의 언약
The Abrahamic Covenant
하나님은 아담에게 주셨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아브라함을 주권적인 은혜로 선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하여 세상 만민에게 복 주시려는 계획을 세우시고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브라함 언약은 인류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될 구원 계획의 설계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 언약은 모든 언약의 골격에 해당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일곱 번에 걸쳐 언약을 체결하셨습니다.
첫째, 창세기 12:1-3에서 아브라함을 부르사 첫 약속을 하셨습니다.
둘째, 창세기 12:7에서 제 1차로 가나안 땅을 약속하셨습니다.
셋째, 창세기 13:15-18에서 다시 가나안 땅을 약속하시고 자손에 대한 약속을 하셨습니다.
넷째, 창세기 15:12-21에서 ‘횃불 언약’을 통해 자손과 가나안 땅에 대한 약속을 재 확증하셨습니다.
다섯째, 창세기 18:10에서 이삭 탄생에 대한 약속을 다시 하셨습니다.
일곱째, 창세기 22:15-18에서 이삭을 제물로 드린 후, 지금까지의 언약들에 대한 최종 확증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은 이삭(창26:3, 24)과 야곱(창28:13-15, 35:12)에게 반복적으로 확증되었으며, 아브라함의 후손만 아니라 천하 만민에게까지 효력을 미치는 우주적 언약이었습니다(시105:8-11, 갈3:7-9, 29).
4. 시내산 언약
The Sinaitic Covenant
이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한 후 시내 광야에서 약 1년 정도 머물렀을 때, 하나님이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주시며 맺으신 언약입니다. 십계명은 모든 율법의 핵심이자 본질로서, 단순한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입니다(출19:5, 24:7). 즉 십계명은 계명이요 율법이지만(출24:12), 하나님의 약속이 깃들여 있는 구원의 언약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십계명을 담은 법궤를 ‘언약궤’(신31:26, 삼상4:5, 히9:4, 계11:19), 그것을 기록한 책을 ‘언약서’(출24:7) 혹은 ‘언약책’(왕하23:21, 대하34:30)이라고 불렀습니다.
시내산 언약에서는 모세는 언약서(출20:22-23-33)를 백성 앞에서 낭독하고, 백성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라고 서원하였습니다(출24:7). 이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진심으로 하나님을 섬기면 하나님이 그들의 보호자가 되신다는 약속입니다. 언약이 체결된 후에 모세는 피를 취하여 백성에게 뿌리며 “이는 여호와께서 이 모든 말씀에 대하여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라고 선포했습니다(출24:8).
출애굽 초기에 광야 제 1세대와 맺었던 시내산 언약은 출애굽 40년 11월 1일 광야 제 2세대에게 재 확증되었는데, 이것은 시내산 언약과 구별하여 ‘모압 평지에서의 언약’이라고 부릅니다(신29:1-29).
그런데 모세의 뒤를 이은 여호수아와 그 세대의 사람들이 모두 죽은 후에(삿2:6-10), 이스라엘 백성은 이방의 가증한 죄악을 행하면서 하나님을 불신하여 그 언약을 송두리째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렇듯 시내산 언약을 지키지 않은 결과(시78:10-11, 37), 그들은 열방을 통해 많은 징계를 당하였습니다. 그러나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는 진노를 여러 번 돌이키사 자기 백성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붙잡아 주셨고(시78:38), 마침내 다윗 언약을 세우셨습니다(시78:70-72).
5. 다윗 언약
The Davidic Covenant
이 언약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입성한 후 사사 시대와 사울 왕 시대를 지나 하나님이 다윗 왕과 맺으신 것입니다(삼하7:12-16, 대상17:10-14). 다윗이 성전을 지으려는 소원을 가지고 있을 때 나단 선지자를 통해 그에 대한 응답으로 주신 언약입니다(삼하7:3-4).
다윗 언약의 핵심은 ‘다윗의 몸에서 날 자식’이 성전을 건축할 것이며 하나님이 그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삼하7:12-13). 이것은 다윗의 아들 솔로몬에 대한 약속이면서 나아가 다윗 왕가를 통하여 만왕의 왕 메시아가 오셔서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실 것에 대한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과 맺으신 언약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째, 맹세(盟誓)로 하신 언약입니다.
맹세(oath)는 일반적으로 ‘어떤 목표나 약속을 반드시 이룰 것을 굳게 다짐하는 것’을 의미하며, 히브리어로는 ‘샤바’로, 7을 뜻하는 ‘쉐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따라서 맹세란 ‘일곱 번 반복하여 약속한다’라는 의미를 갖는 말로, 당사자 간에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을 가리킵니다. 시편 89:3-4에서 “주께서 이르시되 나는 내가 택한 자와 언약을 맺으며 내 종 다윗에게 맹세하기를 ... ”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한 번 맹세하였은즉”(시89:35), “다윗에게 맹세하신”(시89:49)이라는 표현을 통해 다윗에게 맹세로 말씀하셨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맹세는 약속보다 훨씬 강한 다짐입니다. 사람이 맹세를 해도 지켜야 하는데, 하나님이 맹세로 어떤 일을 확증하셨다면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확고부동한 결정 사항입니다(시110:4).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이 결정한 일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번복될 수 있지만, 완전한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맹세로 정하신 일은 결코 바뀌는 법이 없습니다.
둘째, 성실(誠實)로 하신 언약입니다.
성실은 ‘정성스럽고 참되다’라는 뜻입니다. 시편 89:49에서 “주의 성실하심으로 다윗에게 맹세”하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시편 132:11 “여호와께서 다윗에게 성실히 맹세하셨으니 변하지 아니하실지라”
여기 ‘성실’은 히브리어 ‘에메트’로, ‘충실하다, 진실하다’라는 뜻의 ‘아만’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거짓말을 못하시는 진실하신 분입니다(히6:18). 그러므로 하나님이 성실로 맺으신 언약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약속인 것입니다. 아무도 그 언약을 피할 수 없습니다(렘33:20-21). 이사야 55:3에서는 다윗과 세운 언약을 “다윗에게 허락한 확실한 은혜”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윗 언약이 반드시 성취된다는 확정적인 선포이며, 사단의 그 어떤 강한 훼방도 그 언약의 성취를 가로막지는 못한다는 선언입니다.
6. 예레미야의 새 언약
The New Covenant in Jeremiah
이 언약은 예루살렘이 함락(주전 586년)되기 직전 가장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던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입니다(렘31:31-34).
새 언약을 주심은 옛 언약 자체가 불완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사람의 불완전함을 긍휼하게 여기시며 온전한 구원을 베풀어 주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로우심을 반영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시대마다 끊임없이 은혜를 베풀고 언약을 새롭게 갱신하셨음에도, 이스라엘은 헤아릴 수 없는 패역과 불순종으로 더 큰 범죄를 일삼고 마침내 파멸의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새 언약의 목적은 바벨론에 포로가 되어 가더라도 그곳에서 구원의 소망을 잃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렘51:50-53). 이스라엘 백성이 새 언약을 굳게 신뢰하고 소중히 간직하면서 포로 기간을 회개의 기회로 삼고 끝까지 견더야 할 것을 권고하시면서, 반드시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하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신 것입니다.
그 내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자기 백성의 마음에 기록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31:33에서 “내가 나의 법을 그들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옛 언약이 돌비에 기록되었다면 새 언약은 심비(心碑)에 기록되는 것으로, 우리가 복음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는 것입니다(고후3:1-3). 그 결과,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라는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렘31:33下, 출6:7, 19:4-6, 겔36:25-28).
둘째,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하나님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예레미야 31:34에서는 “그들이 다시는 각기 이웃과 형제를 가르쳐 이르기를 너는 여호와를 알라 하지 아니하리니 이는 작은 자로부터 큰 자까지 다 나를 알기 때문이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히8:8-13). 이것은 사람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장차 성령의 역사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도록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요14:26, 15:26, 16:13).
예레미야가 예언한 새 언약은 옛 언약을 이루실 능력을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이루어집니다(롬8:2-4). 그래서 히브리서 12:24에서는 “새 언약의 중보이신 예수”라고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히9:15). 예수님도 성만찬 때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눅22:20)라고 말씀하셨습니다(고전11:25).
성경의 모든 언약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 구원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근거가 된 십자가 구속 수난을 마치시고 이제 새로이 인간 구원의 최종 실현이 될 영원한 천국의 도래를 중심으로 세우신 새 언약으로 귀결됩니다(마26:27-29, 막14:24-25, 눅22:20, 히8:10-13, 13:20). 그러므로 근본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아브라함의 영적 후손 된 모든 성도들은(롬4:11, 16, 갈3:7-9, 29) 언약 관계가 있는 자들이 됩니다.
모든 언약의 핵심 내용은 하나님께서 언약을 맺은 그 사람들을 자기 백성으로 삼아 그들의 하나님이 되시겠다는 것입니다(창17:7, 출6:6-7, 19:4-6, 레11:45, 26:11-12, 신4:20, 29:13, 왕하11:17, 대하23:16, 고후6:16). 그러므로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할례당이나 무할례당이나 야인(野人)이나 스구디아인(야만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차별 없이, 새 언약의 중보이신 예수 그리스도(히8:6, 9:15)안에서 믿음으로 구원 받아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롬10:11-13, 골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