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구속사와 하나님의 언약
(창조, 타락, 구원)
THE HISTORY OF REDEMPTION AND THE COVENANT OF GOD
신구약 성경은 ‘천지 창조’라는 큰 역사를 시발점으로 ‘새 하늘과 새 땅’의 완성에 이르기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하나님의 구속사를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구속사란, 창세전부터 정하신 하나님의 작정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을 중심으로 타락한 죄인들을 구원하는 전 역사를 가리킵니다.
구속사의 중요한 주제는 크게 ‘창조’와 ‘타락’과 ‘구원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사람이(창1:26-27)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함으로 타락하였습니다(창3:6). 하나님께서는 이 타락한 사람을 구원하기기 위하여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면서(시121:3-4), 구원 역사를 진행해 오셨습니다.
창조와 타락과 구원의 역사 속에서, 중단 없이 전진하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이어 온 것은 하나님의 언약입니다. 말하자면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시대마다 연결시켜 두고 있는 고리가 언약과 그 언약의 성취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창조와 타락과 구원이라는 주제 아래 이 언약이 실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성취되어 왔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합니다.
Ⅰ 존귀한 사람 창조
THE CREATION OF THE HONORABLE MAN
성경을 시작하는 창세기는 이 세상과 그 가운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기원(起源)을 알려주며, 나아가 죄와 구원 그리고 선민 이스라엘의 시작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특히 창세기 1-3장은 우주(宇宙)와 인생(人生)과 구원(救援)의 기원을 다루는 성경의 서막이며, 구속의 근원과 본질을 깨닫게 해 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우주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일(창 1장), 아담을 흙으로 창조하신 일(창2:7), 동방의 에덴에 동산을 창설하신 일(창2:8), 아담과 행위 언약을 맺으신 일(창2:16-17), 아담의 갈빗대로 돕는 배필을 지으신 일(창2:18-23),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한 몸을 이루고,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움이 없던 세계(창2:24-25), 그리고 뱀의 유혹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먹고 타락한 일(창3:1-7) 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창세기 초반부에 기록된 이와 같은 말씀들은, 결코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라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입니다. 신약성경에서도 창조의 전 과정과 인간의 타락이 실재했던 일임을 증거하고 있습니다(롬5:12-19, 고후11:3, 딤전2:13-14).
1.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God who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in the beginning
성경에서 창조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습니다.
창세기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이 말씀은, 신구약 성경 66권 중에서 가장 깊은 여운을 남기는 최고로 압축된 표현입니다. 이 속에, 온 세상과 인류 역사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의 시작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태초에 하나님께서 그냥 ‘계셨다’ 하지 않고 ‘창조하셨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창세기 1:1에 나오는 “창조하시니라”는 히브리어 ‘바라’의 ‘칼’(기본)형으로, 이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나타내시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태초부터 하나님께서는 행동하시는 하나님, 일하시는 하나님(요5:17),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전능(全能)하신 하나님으로 계시되고 있습니다(시44:24, 롬4:17).
1) 말씀으로 창조
천지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된 것입니다(히11:3). 창세기 1:3에서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시편 33:6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을 그의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 시편 33:9에서 “그가 말씀하시매 이루어졌으며 명령하시매 견고히 섰도다”, 시편 148:5에서 “그것들이 여호와의 이름을 찬양함은 그가 명령하시므로 지음을 받았음이로다”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은 즉시 천지 만물을 조성하는 위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사45:12).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모든 것을 창조하신 후에, 창세기 1:31에서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심히’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메오드’는 ‘굉장히, 엄청나게, 대단히’라는 뜻으로, 최고의 정도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지으신 모든 것을 보시면서 최고의 만족을 나타내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부족함 없이 완벽할 뿐만 아니라, 그 창조 세계의 질서가 온전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들이 제자리에서 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도록 완벽하게 창조되었던 것입니다.
2)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삼위일체의 하나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은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니다. 성경에는 삼위(位: person)의 구별 없이 단순히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는 말씀이 여러 번 등장하고 있습니다(창1:1, 21, 27, 2:3, 5:1, 신4:32, 사40:28). 여기 ‘하나님’이란 단어는 히브리어 ‘엘로힘’입니다. 이 단어는 문법적으로 복수형이지만, 실제로는 단수형의 동사가 따르므로 단수의 개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엘로힘은 바로 삼위일체의 하나님을 나타내며, 하나님의 창조 사역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사역이었습니다.
첫째, 만물이 성부 하나님에게서(from God the Father) 창조되었습니다.
성부 하나님께서는 직접적인 창시자(Originator)이십니다. 고린도전서 8:6에서 “그러나 우리에게는 한 하나님 곧 아버지가 계시니 만물이 그에게서 났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 “에게서”라는 헬라어 ‘에크’(from)는 ‘...로부터, ...로 말미암아’라는 뜻으로, 만물의 출처와 기원이 성부 하나님이심을 나타냅니다(시136:5-9).
둘째, 만물이 성자 하나님으로 말미암아(through God the Son) 창조되었습니다.
성자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수행자(Executor)이 십니다. 고린도전서 8:6에서 “... 또한 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니 만물이 그로 말미암고 우리도 그로 말미암아 있느니라”. 여기 “말미암고”는 헬라어 ‘디아’(through, by)인데 ‘통하여, 말미암아’라는 뜻이며, 만물이 성자 하나님을 통하여 창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성자 하나님의 다른 이름은 ‘말씀’입니다(계19:13). 이 말씀이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십니다(요1:1-2). 요한복음 1:3에서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요한복음 1:10에서는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골1:16, 히1:2). 이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하더라”(요1:14). 실로 성자 하나님께서 모든 창조의 수행자이셨으며, 성부 하나님과 함께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셋째, 만물이 성령 하나님에 의해서(by God the Holy Spirit) 창조되었습니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창조의 완성자이십니다(Completer). 창세기 1:2에서 성령 하나님께서는 창조 사역 시 수면에 운행하였습니다.
시편 33:6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을 그의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 여기 ‘기운’은 히브리어로 ‘루아흐’이며, 창세기 1:2의 ‘(하나님의) 신’(Spirit)과 똑같은 단어입니다. 이 말씀을 볼 때, 우주 만물은 성령 하나님에 의해(by God the Holy Spirit) 창조되었습니다. 시편 104:30에서도 “주의 영을 보내어 그들을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 성령 하나님께서는 사람 창조 시에 하나님의 기운을 넣으시고 새롭게 하셨던 것입니다(창2:7, 욥27:3, 33:4).
이상에서 보듯이, 만물의 창조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사역이고, 사람의 창조 역시 삼위일체 하나님의 공동 사역입니다(창1:26-27, 2:7, 욥33:4 고전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