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족보의 연대
YEARS OF THE GENERATIONS IN GENESIS
1. 성경의 정확(正確) 무오(無誤)적 관점
Perspective on the inerrancy of the Bible
오늘날 일부 현대 신학자들 가운데 성경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완전하고 정확 무오한 계시의 책입니다. 정확 무오하다는 범위는 성경 전체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경에 나오는 족보 역시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각 족보에 등장하는 인물과 그들의 생애, 그리고 거기에 나타나는 연대들까지 오류 없이 기록된 것입니다.
물론 성경에 나오는 여러 족보들 가운데는 중간에 생략된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태복음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생략’된 부분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8에 요람과 웃시야 사이에 아하시야(왕하8:25), 요아스(왕하12:1), 아먀사(왕하14:1) 세 왕이 빠져 있습니다. 또 마태복음 1:11에서 요시야 다음에 여호아하스와 여호아김이 생략되어 있고(왕하23:34, 대상3:15-16), 여호야긴 다음에 시드기야도 생략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마태복음의 족보가 연대 측정이나 완전한 역사적 기록을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마태는 기록 목적상 불필요한 이름을 생략하고 각 시대의 중요한 인물들로만 14대씩 구성하여 총 42대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것을 마태복음 1:17에서는 “그런즉 모든 대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족보가 완전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토대 위에서, 그 모든 기록이 연대기적으로만 기록된 것은 아니며, 때때로 하나님이 어떤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중간에 생략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스7:1-3, 대상6:7-15).
2. 창세기 5장과 11장 족보의 연대
Years of the generations in Genesis 5 and Genesis 11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족보는 아담부터 아브라함까지 20대 족장들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담부터 아브라함에 이르는 셋 계열의 족보는 연대기적으로 단절이 없는 기록입니다.
창세기 족보를 연구한 모리스(Herry M. Morris)는 아담부터 10대인 노아까지 10대 족장을 출생 연도와 사망 연도를 성경에 나오는 기록을 근거로 계산하였습니다.
그는 “이 기록 가운데 어떤 시간의 공백이 있다거나, 아니면 일반적인 연도가 아닌 다른 연도를 가리킨다고 생각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이 기록은 완전히 합리적이고도 사실 그대로이며, 약속된 제보를 제시하는 데 필요한 연대적인 골격을 제공하기 위한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미국의 구약학자 프리만(Travis R. Freeman)은,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가 중간에 공백이 끊긴 곳이 없이 지속적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Journal of Creation(TJ Magazine)에서 “여러 현대 신학자들은 창세기 5장과 11장의 아담부터 아브라함까지의 족보에 나오는 이름과 숫자가 빠짐없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성경에 나오는 족보 중에는 몇몇 이름이 생략된 족보가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렇다고 모든 족보들이 다 생략되었다고는 볼 수 없으며.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만은 그 법칙에서 제외된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퀼링(Samuel R. Kulling)도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학자 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는 에스라 7장과 마태복은 1장 족보가 연속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성경에는 이들과는 다른 여러 유형의 족보들도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창세기 5장과 11장, 두 족보에 장자가 태어날 때의 아버지 나이가 나오는 것을 볼 때, 두 족보가 시간 순서대로 기록된 연대기이며, 두 족보에는 생략된 부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창세기에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을 때의 나이와, 이삭이 야곱을 낳을 때의 나이가 명시된 것은 정확한 ‘연대기’를 작성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족보에 나타난 연대기적 기록들이 정확 무오하다고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이에 대한 근거는 대략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는 20대에 걸친 족장들의 출생 시점과 자녀들을 출생한 나이, 그리고 그들이 이 땅에서 향수한 나이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확하게 연대에 대한 기록은 다른 족보에서 찾아볼 수 없는 두드러진 특징이며, 동시에 이들 기록에 대한 신뢰성을 갖게 해 줍니다. 20대 족장들의 기록은 실제 역사의 기록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확실한 연대를 기록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둘째,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20대 족장들의 순서는 성경의 다른 족보들의 순서와 모순되지 않습니다.
역대상 1:1 아담, 셋, 에노스,
역대상 1:2 게난, 마할랄렐, 야렛,
역대상 1:3 에녹, 므두셀라,
역대상 1:4 라멕, 노아, 셈, 함과 야벳,
역대상 1:24 셈, 아르박삿, 셀라,
역대상 1:25 에벨, 벨렉, 르우,
역대상 1:26 스룩, 나홀, 데라,
역대상 1:27 아브람 곧 아브라함
또한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족보는 누가복음 3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와도 일치합니다. 물론 누가복음 3:34-38을 볼 때 한 사람이 차이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아박삿(아르박삿)과 살라(셀라) 사이에 창세기 11장의 족보에 없는 ‘가이난’이 삽입된 것입니다. 그러나 ‘가이난‘은 연대 계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연대 계산에 공백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히브리어 본문에 의거하여 연대 계산을 하는 것이, 왜곡 가능성이 높은 여타의 역사적인 자료나 추정에 의거하여 연대 계산을 하는 것보다도 월등히 정확한 것입니다.
셋째, 마태복음에 나오는 족보와 창세기 5장과 11장에 나오는 족보는 서로 별개의 족보입니다.
마태복음 족보에 나오는 내용이 성경의 다른 역사적인 기록들과 비교할 때 빠진 것들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족보를 역사적 혈통대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 하에 구속사의 실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족보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속사의 절정을 이루기까지 하나님의 구속 활동을 부각시켜 주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14대씩 3기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습니다(마1:17). 마태복음에서는 성경의 족보를 역사적으로 다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마태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예수가 메시아 되심을 이해하고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아브라함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볼 때, 마태복음 족보는 역사적인 출생과 후손들에 대한 기록이기 보다는 믿음의 혈통이 어떻게 이어져 왔는가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롬9:6-11).
이처럼 구속사적 의도로 기록된 마태복음의 족보를 근거로,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의 역사성과 정확성을 의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창세기 5장과 11장의 족보를 본문 그대로 받아들이고, 정확하게 연대를 따져 볼 때 다시 한번 성경의 무오성과 그 심오한 영적 세계의 깊이와 향기에 심취하게 될 것입니다.
3. 연대 계산의 기준점
Point of Reference for Calculating the Years
성경에 수많은 족보가 나오지만, 성경 인물들의 출생이나 사망에 관한 연대(년도)가 매번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기준점이 필요합니다. 성경에 정확하게 언급된 연도를 기준으로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뒤로 뒤돌아가기도 하면서 따져 가다 보면 하나의 모범적인 연대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대표 작성을 위한 성경적인 기준점은 출애굽 연도입니다.
1) 출애굽 연도는 주전 1446년입니다.
출애굽 연도는 그 이전의 족장들의 생애를 연도별로 계산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성경에서 출애굽 연도를 계산하는 기초는 열왕기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열왕기상 6:1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이요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이 된지 사 년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이 여호와를 위하여 성전 건축하기를 시작하였더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역대하 3:1-2에서는 “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여호와의 전 건축하기를 시작하니 그 곳은 전에 여호와께서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이요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 다윗이 정한 곳이라 2솔로몬이 왕위에 오른 지 넷째 해 둘째 달 둘째 날 건축을 시작하였더라” 하면서, 정확히 그 날짜까지 ‘2월 2일’이라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이스라엘 왕으로 즉위한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주전 970년이며, 솔로몬이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시작한 때는 왕이 된지 사년으로 주전 966년입니다. 이를 근거로 하여 480년을 계산하면 출애굽 연도는 주전 1446년이 됩니다(주전 966+480 = 주전 1446년). 물론 출애굽 연도를 주전 13세기로 보는 자유주의적인 신학자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보수적인 신학자들이 지지하는 주전 1446년이 보다 성경적이라고 여겨집니다.
2) 애굽에 있었던 기간은 430년입니다.
출애굽기 12:40-41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애굽에 거주한 지 사백삼십 년이라 41사백삼십 년이 끝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은 즉”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갈3:17). 그러므로 출애굽한 때가 주전 1446년이라면 애굽에 들어간 때는 주전 1876년입니다.
계산> 주전 1446+430=주전 1876년
3) 아브라함이 탄생하여 애굽에 들어갈 때까지 290년 걸렸습니다.
아브라함은 100세에 이삭을 낳았습니다(창21:5). 이삭은 60세에 야곱을 낳았습니다(창25:26). 야곱은 130세에 애굽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이 탄생하여 야곱이 애굽에 들어갈 때 까지는 290년이 걸렸습니다(100+60+130=290). 이를 근거로 출애굽했던 주전 1446년과 애굽에 있었던 기간 430년과 아브라함이 태어나 자손들이 애굽에 들어가기까지의 290년을 합산하면 아브라함이 태어난 해가 됩니다. 이는 주전 2166년이 됩니다.
계산> 누전 1446+430+290=주전 2166년
이와 같이 성경에 나타난 명백한 연도를 기준으로 하여 유추해 가면, 성경에 나와 있지 않은 사건이나 인물의 출생 연도도 얼마든지 정확하게 계산해 낼 수 있습니다.
아담에서 아브라함에 이르는 20대에 걸친 족장들의 연대표를 정리하면서 이제 그 마지막인 아브라함의 출생 연도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거슬러 올라가면서 연대를 계산하면, 아담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에 이르기까지 20대 족장들이 살던 때가 언제였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창세기 4-5장과 10-11장에 나오는 족보를 중심으로 족보 속에 담긴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