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구속사의 내용과 범위
The Focus and Range of Redemtive History
1) 구속사의 내용은 타락한 인류의 구원입니다.
인류 구원의 한복판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한없이 솟구치고 있습니다. 구속사의 핵심은 무서운 심판이나 진노가 아니고, 한 사람이라도 더 구원에 이르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인내, 은혜와 자비의 역사입니다(살전5:9, 딤전2:4, 벧후3:9). 하나님은 한번도 타락한 인류 구원의 의지를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죄악의 관영으로 인류가 심판의 위기를 맞을 때마다 언제나 생각 밖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거룩한 씨’를 보존하시고(벧후2:5), 최후의 그루터기를 남기신 데서 발견됩니다(사6:13). 하나님은 아주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명을 용솟음치게 하셨고, 인간의 죄가 커지고 많아질수록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더욱 강하게 빛을 발하게 하셨습니다(롬5:20).
2) 구속의 범위는 인간의 전인적 구속과 전 우주의 회복입니다.
아담 한 사람의 범죄로 하나님의 진노와 저주가 전 인류에게 미쳤고, 또 사람뿐만 아니라 온 우주 만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롬5:12, 15, 17, 20). 그러므로 ‘구속’은 단순히 인간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전 우주를 다 포괄하며, 영혼뿐만 아니라 육체도 포함하는 전인(全人) 구속을 가리킵니다(롬8:19-23).
사도바울은 로마서 8장에서 타락으로 인한 우주적인 3대 탄식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첫째, 피조물의 탄식입니다(롬8:22).
인간의 타락으로 저주가 피조물에게도 확산되었기에(창3:17-19), 모든 피조 세계도 하나님의 아들들이 타락에서 회복될 영광스러운 구속의 날을 고대하고 있는 것입니다(롬8:19). 왜냐하면 그 때 모든 피조물도 저주의 상태에서 벗어나 창조 본연의 위치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도의 탄식입니다(롬8:23).
성도들은 비록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지만, 아직 육신은 병들고 죽어야 하는 불완전한 상태에 있기에, 이제 주님의 재림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몸까지 영화롭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입니다(고전15:50-58).
셋째, 성령의 탄식입니다(롬8:26).
성령은 모든 성도들이 타락에서 하루 빨리 실제적으로 회복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성도를 위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기도해 주십니다.
하나님의 모든 구속의 역사가 성취되는 날, 이 우주적인 3대 탄식도 다 끝치고 전 우주가 회복되는 영광스러운 순간이 도래하게 될 것입니다.
3) 구속의 방법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입니다.
이 구속사는 아담이 타락한 이후 ‘여자의 후손’에 관한 약속으로 이어졌습니다(창3:15). 이 약속 이후 하나님은 친히 아담과 그 아내를 위하여 가죽 옷을 지어 입히셨습니다(창3:21). 옷을 짓기 위해 짐승의 가죽이 사용된 것은 인간을 위해 짐승이 피 흘리고 죽어간 것을 보여 줍니다. 죄를 지은 인간을 감싸기 위해 죄 없는 짐승이 대신 희생된 것입니다. 이것은 장차 무죄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속죄 어린 양으로(요1:29, 고전5:7, 계5:6) 십자가에서 희생의 피를 흘려 죄인들을 대속(代贖)하시고 구원하실 것을 예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만이 인간의 죄와 고통을 해결시켜 주십니다. 죄인은 십자가의 보혈로서 그리스도의 의를 받아야 하고, 그러할 때 모든 죄의 수치를 온전히 가리울 수 있습니다(롬3:25, 13:14, 갈3:27, 엡4:24, 골3:10).
가죽 웃을 하나님이 직접 지으시고 손수 입혀 주신 것은(창3:21), 범죄한 후 인간이 전적으로 무능하게 되었으므로(롬3:10) 인간의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창세기 3:15이 ‘복음’의 최초 선포라면, 창세기 3:21은 ‘속죄’의 최초 선포라 할 것입니다. 보배로운 그리스도의 피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인간을 구속하실 놀라운 섭리를 이미 아담과 하와를 통해 보여 주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세기 3장은 인류 타락의 시작이요 동시에 타락한 인류의 살길을 열어 준 복음의 시작이요, 속죄 복음의 근원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