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의 구조
THE STRUCTURE OF THE GNEALOGY OF JESUS CHRIST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인류 구속을 위해 영원 전부터 세우신 삼위일체 하나님의 경륜과 섭리가 실현된 언약과 은총의 족보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3장에 두 번 기록되었습니다.
마태복음은 다윗의 아들 솔로몬으로 이어진 족보이고(마1:6), 누가복음은 솔로몬의 동복형 나단(삼하5:14, 대상3:5, 14:4)으로부터 이어진 족보입니다(눅3:31). 마태복음 족보와 누가복음 족보는 다윗 후부터 혈통을 달리하고 있지만 모두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족보입니다.
누가는 복음서를 기록할 때 “우리 중에 이루어진 사실”(눅1:1)에 근거하였음을 밝히면서, 자기 자신을 “처음부터 말씀의 목격자 되고 일꾼 된 자들의 전하여 준 그대로 내력을 저술하려고 붓을 든 사람”(눅1:2)이라고 기록하였을 뿐 아니라, “그 모든 일을 근원부터 자세히 미루어 살핀 후에” 또한 그것을 “차례대로”(순서대로, 눅1:3) 기록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1장과 누가복음 3장에 기록된 족보는, 서로 다른 계통으로 기록된 두 족보를 통해서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가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1. 마태복음 1장 족보와 누가복음 3장 족보의 비교
A Comparison of the Genealogies in Matthew 1 and Luke 3
마태복음 족보(마1:1)는 마태복음을 시작하는 서두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가복음 족보(눅3:23-38)는 예수 그리스도가 세례를 받는 사건(눅3:21-22)과 마귀의 세 가지 시험 사건(눅4:1-13) 사이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누가복음 족보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소개하면서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시작할 때에 삼십 세쯤 되시니라”(눅3:23上)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 “가르치심을 시작할 때에”는 헬라어로 한 단어인 ‘아르코’입니다. 이것은 ‘첫째가 되다, 우두머리가 되다, 다스리다’(막10:42, 롬15:12)라는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어 다스리는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태복음 족보는 아브라함부터 예수까지 총 41명을 하향식(자손으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으며(마1:1-17), 누가복음 족보는 총 77명(하나님, 예수 포함)을 상향식(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눅3:23-38).
마태복음 1:17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를 14대씩 세 시기로 나누어 총 42대로 표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태복음 족보에 실제 기록된 인물이 41명밖에 되지 않는 이유는, 다윗이 두 번 겹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마1:6). 한편 누가복음 족보의 인물을 총 78명으로 보기도 하는데, 그것은 개역성경에는 없는 ‘아드민’이라는 인물을 포함시킬 때입니다. 그러나 ‘아드민’은 UBS(United Bible Societies) 4판에 나오지만, 헬라어 성경 표준원문(Textus Receptus)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인물입니다.
마태복음의 족보는 아브라함 이후 약 2천 년간의 인물들이고, 누가복음 족보는 구약 전체의 약 4천 년간에 걸친 인물들입니다.
마태복음 족보의 시작은 아브라함이요 끝은 그리스도이시며, 누가복음 족보의 시작은 예수 그리스도요 끝은 하나님이십니다. 두 족보는 기록 방식이 다른 것 외에도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는 한 사람을 제외하고 이름이 동일하나(마1:3의 ‘람’, 눅3:33의 ‘아니’), 다윗 다음부터 예수의 부친 요셉 이전까지의 이름들은 서로 일치하지 않고, 누가복음 족보는 아브라함부터 예수까지 세대 수가 총 56명으로 마태복음보다 훨씬 많은 세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마태복음 1장의 족보는 전체 세대를 연속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고 중간에 많은 세대가 생략되어 있는데, 이는 마태복음 1장의 족보가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 속에서 의도된 뜻을 담고 있음을 보여 주는 뚜렷한 증거입니다. 또한 마태복음 족보에는 다말(마1:3), 라합(마1:5上), 룻(마1:5下), 우리야의 아내(마1:6), 마리아(마1:16) 총 다섯 명의 여인이 기록되었으며, 누가복음 족보에는 여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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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방 식 |
인물 수 |
시작 - 마침 |
특 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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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1장 |
하향(下向)식 |
41명 |
아브라함-예수 |
요셉 가문의 족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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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3장 |
상향(上向)식 |
77명 |
예수 - 하나님 |
마리아 가문의 족보 |
마태복음 족보는 요셉 가문의 족보이고, 누가복음 족보는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 가문의 족보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마태복음 족보의 구조(14대씩 세 시기로 나뉘어진 42대)를 통해, 하나님께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맺어진 언약을 따라 모든 시대를 섭리하사, 때가 차매 예수 그리스도를 언약의 최종 성취자로 이 땅에 보내셨음을 확인하게 됩니다(갈4:4).
또 누가복음 족보의 구조(상향식 구조)를 통해, 죄악된 인간을 구원하시고자(롬3:22, 24, 행2:21, 10:43, 16:31)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눅3:22, 4:3, 9, 롬1:2-4, 참고-눅1:35, 2:49)이심을 확인하게 됩니다.
2. 마태복음 1장 족보의 구조(마1:1-17)
The Structure of the Genealogy in Matthew 1(Matthew 1:1-17)
마태복음 1:17 “열네 대요 ... 열네 대요 ... 열네 대더라”
마태복음 족보는 마태복음 1:1을 서론으로 하여, 마태복음 1:2-16에서 족보를 소개하고, 끝으로 17절에서 지금까지 소개한 족보가 어떤 형식으로 작성되었는가를 의미 있게 덧붙여 설명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1:17은 마태복음 1장 족보를 해석하는 열쇠입니다.
마태복음 1:17 “그런즉 모든 대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14대(마1:6-11),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이거할 때까지 14대(마1:6-11), 바벨론으로 이거한 후부터 그리스도까지(마1:12-16) 14대입니다.
마태는 이스라엘 역사를 큰 사건들을 기점으로 세 부분으로 나누고, ‘14’라는 대수를 통하여 하나님의 구속사적 경륜을 드러내고자 했음이 분명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숫자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여기 ‘십사(14)’라는 숫자에 전혀 뜻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14’는 ‘7’의 2배수입니다. 성경에서 ‘7’은 성부, 성자, 성령을 의미하는 하늘의 상징수인 ‘3’과 동서남북을 의미하는 땅의 상징수인 ‘4’를 합한 수로, ‘어떠한 뜻이 완성되는 성취의 기간, 가득 채워진 충만, 전체’를 뜻하는 상징수입니다. 그러므로 일곱이면 완전하여 부족함이 없고, 일곱이면 그 자체로 전체가 되는 것입니다. 셈족 사람들은 ’7‘의 두 배인 ’14‘를 더욱 무게 있는 수로 보았습니다.
누가복음 족보(눅3:23-38)가 77명으로 구성된 것도 하나님의 구속 경륜의 완전성, 즉 여러 시대를 지나는 동안 그 경륜에 따라 착오 없이 섭리해 오셨다는 사실의 확증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7’과 ‘14’라는 수를 통해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 경륜의 완전한 성취를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브라함부터 그리스도까지 시대를 14세대씩 세 시기로 나누어 42대로 기록한 것은, 각 시기 속에 하나님의 완전하신 시대적 경륜이 있었다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스라엘이 겪은 온갖 흥망성쇠의 사건들의 배후에는, 영원 전부터 계획하신 뜻을 정하신 때에 이루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것입니다(엡1:4, 3:11, 딤후1:9).
마태복음 족보는, 예수 그리스도가 구속의 경륜 속에서 하나님의 정하신 때(합2:3, 막1:15, 갈4:2)를 좇아 오셨다는 놀라운 진리의 선포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것을 가리켜 “때가 찬 경륜”(엡1:9)이라고 하였습니다. 경륜(經綸)은 ‘일을 계획하고 조직하여 경영함’이라는 뜻으로, 하나님께서 천하를 다스리시는 경영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족보 속에서 완전하여 빈틈없는 하나님의 구속 경륜을 발견하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역사도 아무렇게나 흘러가는 우연의 산물이거나 반복이 아니라, 역사의 알파와 오메가 되시는 하나님의 완전하신 경륜 속에서 주의 재림을 향하여 진행되고 있음을 깨닫는 지혜를 얻어야 하겠습니다(딤전2:6, 6:15, 히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