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族譜){세계(世系), 계보(系譜)}
THE BOOK OF THE GENEALOGY OF JESUS CHRIST
마태복음 1:1下 " ...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족보)라"
"비블로스(책) 게네세오스(족보의) 이에수(예수) 크리스투(그리스도)"
마태복음 1:1의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系譜)”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세계(世系): 세계(世系)는 세상(世上,world), 세계(世界)가 아님}에서 “계보”는 족보(genealogy)라는 말입니다. 한자로는 ‘系譜(계보)’인데, 이을 계(系), 계보 보(譜)를 쓰고 있습니다. 헬라어로 ‘비블로스 게네세오스’인데 ‘비블로스’는 ‘책’을 의미하고, ‘게네세오스’는 ‘시작, 근원, 실존’을 의미하고, ‘게네시스’의 소유격입니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1:1의 ‘계보’는 원어로 ‘계보의 책, 역사의 책, 기원의 책’이라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말씀이 마태복음 1:18 상반절에도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고 언급되는데, 여기 “나심”의 헬라어도 같은 ‘게네시스’입니다.
구약의 “천지의 창조된 내력”(창2:4), “아담 자손의 계보”(창5:1)에서 ‘내력, 계보’라는 말은 70인역에서 마태복음 1:1의 ‘계보’와 같은 ‘비블로스 게네세오스’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특히 ‘게네시스’의 경우, 마태복음이 기록될 당시에 벌써 70인역 ‘창세기’(Genesis)의 표준 칭호로 확정되었음을 볼 때, 마태복음을 시작하면서 ‘게네시스’를 기록한 것은 창세기를 생각나게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마태복음 1장의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우주 만물과 사람의 창조의 내력(창2:4)에 상응하는, 그리고 아담부터 이루어진 역대의 경건한 족장들의 계보(창5:1)를 총망라하는 신구약 전체의 시작과 기원을 선포하는 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새 창조’(게네시스)를 선언한 것입니다.
‘계보’ 또는 ‘세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톨레도트’로, 창세기 2:4에서는 ‘내력’ 또는 대략, 5:1에서는 ‘계보’로, 6:9, 10:1, 11:10, 27, 25:12, 19, 36:1, 37:2(6:9에서는 ‘사적’, 10:1, 11:10, 27, 25:12, 19에서는 ‘후예’, 36:1에서는 ‘대략’, 37:2에서는 ‘약전’으로)에서는 ‘족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모두는 족보가 신화나 상징이나 비유가 아니며,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실제 사건임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태복음 1:1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톨레토트’, 곧 실제 역사 속에 계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系譜), 약전(略傳), 역사(歷史), 사적(史蹟)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특히 톨레토는 ‘출생, 후손, 결과, 어떤 사건이나 사람의 역사’라는 뜻의 ‘얄라드’에서 유래하였는데, 출생이나 후손의 의미보다는 그 중심인물의 전 생애에 걸처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구속 경륜과 섭리라는 깊고도 광범위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책’이라는 뜻의 ‘비블로스’를 쓴 것만 보아도, 마태복음 1장의 족보가 비록 16절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한 권의 책을 이룰 정도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완성된 책이라는 사실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태복음 1:1은 단지 예수 그리스도의 출생이라는 한 사건을 가리키거나 마태복음이나 신약성경의 서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시작과 근원과 실존을 나타내는 신구약 역사 전체를 아우르는 중대한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계보)를 기록하여 이스라엘 전역사(全歷史)를 하나님이 직접 주장하셨음을 선언하고, 그것을 가르켜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고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구약의 핵심이요, 신약의 근거임을 선언했던 것입니다(요5:39, 눅24:27, 44).
실로 오늘까지의 세계사의 중심축, 역사의 구심력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속사였으며, 인류 역사의 진행은 예수 그리스도를 목표하여 나아가는 구원사의 행진이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관점에서 볼 때, 족보에 기록된 개개인은 누구나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향하여 출생하고, 살고, 죽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서 구속사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핵심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와 ‘여자의 후손’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1.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The Son of David, the Son of Abraham
신약 성경의 제일 처음 시작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입니다(마1:1).
왜 예수 그리스도를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이라고 소개하고 있을까요?
첫째,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을 통해 약속된 메시아이심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그 누구보다도 아브라함과 다윗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유대인의 조상이요,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통을 확립한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 “또 네 씨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니”라고 약속하셨고(창22:18), 다윗을 통해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라고 약속하셨습니다(삼하7:12-13). 이것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메시아가 오실 것을 언약하신 것입니다.
그리하여 유대인들은 아브라함과 다윗을 통해 예언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메시아가 오신다’는 약속이 성취되기를 누구보다도 대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를 서두에 소개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가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예언된 바로 그 메시아임을 강력하게 선포한 것입니다.
둘째, 언약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증거하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주전 2166년에 태어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처음으로 언약을 체결하신 때는 아브라함 나이 75세로 주전 2091년입니다. 이때 하나님은 창세기 12:3에서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 “너로 말미암아”는 히브리어 ‘베카’로, ‘네 안에서’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아브라함 안에서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는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오실 메시아’를 약속하신 이후 약 2,087년 만에 예수 그리스도(주전 4년 출생)를 통해 그것을 성취시키심으로, 반드시 언약을 이루시는 그의 신실하심을 선포하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다윗이 7년 6개월 헤브론 통치를 끝내고 주전 1003년에 예루살렘 통치를 시작한 후에 체결된 다윗 언약에서도, 다윗의 자손으로 오실 메시아를 약속하시고, 대략 1천 년 만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그것을 성취시키셨습니다.
이렇게 마태복음의 족보는,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한 구속사적 경륜을 아브라함과 다윗을 통해 세우신 언약과 그 성취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2. 여자의 후손
The Seed of the Woman
아담 타락 후에 메시아가 오실 것이라는 최초의 약속은 “여자의 후손”에 대한 것입니다. 창세기 3:15에서 ‘그가 뱀의 머리를 상하게 한다’라는 말은 뱀의 머리를 완전히 파쇄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창세기 3:15은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단 마귀를 이기고 승리할 것을 약속하는 원시 복음(原始 福音)입니다(계12;9).
마태복음 1장 족보는 예수님의 육적 혈통이나 자손들을 보여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속사적으로 여자의 후손이 이 땅에 오시기까지 믿음의 혈통을 보여 주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이 사람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셔야 했는데, 남자와 여자의 결합에 의해서가 아니라 오직 처녀의 몸에서 태어나셔야만 했습니다(사7:14, 마1:23). 과연 예수님은 성령님에 의해 잉태된 “여자의 후손”이었습니다(마1:18, 눅1:35).
예수 그리스도는 ‘여자의 후손’으로서 본질적으로 ‘인간 아버지’가 없으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성 관계가 없이 오직 성령의 잉태로 처녀의 몸에서 탄생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와 똑같은 성정(性情)을 가졌으되 죄의 성질이 없으신 ‘참 하나님과 참 사람’(God-Man)이 되시고 우리의 구원자가 되셨습니다. 자고로 예수 그리스도 외에 모든 사람은 죄인이며(롬3:10), 인간의 생식 방법으로 이 땅에 태어난 자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성령으로 잉태된 여자의 후손이요 결코 남자의 후손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오랜 역사를 통해 여러 형태로 언약을 체결하셨고, 또한 그 언약을 성취하시기 위해 쉬지 않고 구속 섭리를 진행시키시므로, 마침내 예수 그리스도가 여자의 몸에서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갈4:4).
실로 예수 그리스도는 성경에 기록된 언약대로 역사의 절정에 오셨고, 그 약속대로 죄와 사망을 멸하여 사단의 역사를 종식시킴으로써(히2:14, 요일3:5, 8, 유6) 우리를 구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언약에 근거하여 그 백성을 구원하십니다. 하나님은 그 언약들을 신실히 지키셨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구속 활동을 쉬지 않고 진행해 오셨습니다.
불완전한 사람이 약속한 일은 얼마든지 바뀌고 취소될 수 있으나, 완전한 주권자이신 하나님이 언약하신 일은 결코 바뀌는 법이 없으며, 하나님은 약속하신 모든 것을 반드시 그대로 이루시는 분입니다. 실로, 우리 하나님은 사람과 달리 거짓말을 하실 줄 모르는 분이며(히6:18), 식언치 않으시고 때가 되면 한번 말씀하신 언약은 인간의 어떤 환경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동하지 않으며, 중간에 취소되거나 소멸되지 않고 반드시 형통하여 다 이루어집니다(마5:18, 24:35).
그러므로 우리가 그 말씀의 철장 권세를 굳게 붙잡으면 어떤 장벽도 뛰어넘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약속하신 이가 미쁘시니 우리들도 믿는 도리의 소망을 움직이지 말고 초지일관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고 나가야 합니다.